정부조직 개편 때문에 가스요금 오른다고?…한국가스공사에 무슨 일이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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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아래 가스公-발전사
두 개 부처로 쪼개져 배치
남동발전도 직도입 대열 합류
배출권 유상할당 비중 확대 등
발전사, 원가절감 유인도 높아져


이재명 정부의 첫 조직개편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에너지 공기업들의 액화천연가스(LNG) 직접 구매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한 부처 아래에서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구매하던 발전 공기업들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로 쪼개지면서 ‘원가 절감 효과’를 겨냥한 직접 구매 시도가 늘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5일 한국남동발전은 경남 진주 본사에서 글로벌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와 LNG 매매계약 서명식을 진행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남동발전은 토탈에너지스로부터 오는 2028년부터 연간 약 50만 톤의 LNG를 공급받게 된다. 남동발전이 LNG에 대한 직접구매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5일 한국남동발전 경남 진주 본사에서 한국남동발전과 미국 토탈에너지스사가 LNG(액화천연가스) 매매계약 서명식을 가졌다. 이날 서명식에서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왼쪽)과 로랑 샤브롱 토탈에너지스 아시아 LNG 장기 마케팅 총괄이사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한국남동발전>
이번에 남동발전이 체결한 매매계약은 해외 원공급사와의 직접 협상을 통해 경제적인 가격수준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발전은 이번 계약을 통해 도입되는 LNG를 석탄화력발전소 삼천포 3·4호기를 대체해 건설되는 고성천연가스발전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남동발전까지 LNG 직도입에 나서면서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 5곳(남동발전·동서발전·남부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은 모두 LNG 직접계약의 선례를 남기게 됐다.

동서발전은 음성천연가스발전소 1호기에 2024년까지 30만t의 LNG를 직도입할 예정이고,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 발전소에 2026년까지 연간 69만t 가량의 LNG를 직도입해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남부발전도 신세종빛드림 발전소에 2046년까지 연간 40만t 규모의 LNG 물량을 직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발전공기업들은 주로 가스공사가 국내 도입한 LNG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연료를 조달해 왔다. 하지만 직도입보다는 비용 측면에서 부담을 더 지게 된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LNG도입계약 가격을 평균해 전체 발전사에게 동일하게 공급하던 ‘평균요금제’ 적용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발전공기업 중 최초로 LNG 직도입을 단행했던 중부발전은 직도입 개시 이후 평균요금제(가스공사가 발전공기업에 제공하는 평균 요금) 가격 대비 누적 절감액이 지난해 연말 기준 1조을 넘은 것으로 추정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려 발전공기업들의 LNG 직도입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자원안보와 석유, 가스, 석탄업무를 담당하는 자원산업정책국은 산업통상부에 남게 되는데, 발전공기업을 담당하는 조직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되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한 부처 내에 소속을 두고 있었던 만큼 원가절감 유인이 크더라도 LNG를 직도입하기가 어려운 구조였다”며 “발전사들에게 큰 비용부담을 지우는 유상할당 비중 확대 등과 맞물려 원가절감을 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발전공기업들의 이탈은 가스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 구매를 크게 줄이고 직도입을 늘리게 되면 가스공사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가스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고 전망했다.

지난 5일 김준공 한국남부발전 사장(왼쪽)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천연가스 공급계약 체결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남부발전>
가스공사도 공기업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주력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특정 도입계약을 개별 발전기와 연계해 해당 계약의 가격 및 조건으로 직접 공급하는 ‘개별요금제’ 확대를 통해 발전 공기업들의 부담을 낮추려한다. 지난 5일 남부발전은 가스공사로부터 2027년부터 10년간 전체 약 440만t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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