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에 100% 관세…코스피·원화값 급락 금융시장 출렁
협상 강경파로 불리는 로버트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측에 투자금액을 3500억달러보다 더 늘려 일본 수준에 가깝게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귀국 비행기에 오른 시점이었다.
한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6일 국내 증시는 2% 이상 급락했고, 달러당 원화값도 급락해 1410원대가 무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일본에서 5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달러를 받는다”며 “이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이미 합의문에 서명한 일본보다 세부적인 펀드 구성에서 이견 차가 큰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의약품과 대형 트럭, 주방·욕실 가구 등에 대해 다음달 1일(현지시간)부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과정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러트닉 장관의 투자 확대 요구는 한국 정부에 정식으로 제기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의약품 추가 관세도 행정명령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내 금융시장은 대외 변수에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5% 하락한 3386.05에 장을 마감하며 10거래일 만에 34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달러당 원화값은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하며 지난 5월 14일(종가 기준) 이후 처음으로 1400원 선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