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통화스왑 필요조건"
대통령실, 대미협상 배수진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진행한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에 참석해 세법 개정 등을 중심으로 하는 제3차 상법 개정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3차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저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 할 일"이라며 "예컨대 세제 개혁을 통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한다랄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취득을 이기적으로 남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외에도 (기업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경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를 예외 없이 도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에마뉘엘 로망 핌코 CEO, 조셉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공동 CEO 등 월가 최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24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한국은 경제 규모나 외환시장 인프라스트럭처 등에서 일본과 다르다"며 "이런 측면을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대부분을 현금으로 조성해 달라는 미국 측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이 면담한 직후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제한 통화 스왑은 필요조건"이라며 "그게 안 되면 충격이 너무 커서 도저히 다음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무제한 통화스왑을 투자펀드 세부 협상의 조건으로 설정하면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는 평가다.
[뉴욕 오수현 기자 / 서울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