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노쇼사기’ 치면 안 잡혀”…경찰, 태국서 사기조직 일당 25명 검거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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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야에 조직 세워 210억원 편취
로맨스스캠·코인·노쇼 등 팀 나눠
국내 피해자 878명에 사기 행각
태국경찰 “이민법 위반…韓 이송”


지난 6월 태국 파타야에서 경찰이 현지 경찰과 공조해 사기 일당을 검거한 장면. [서울경찰청]
태국 파타야에서 활동하며 국내 피해자들에게 약 210억원을 편취한 사기꾼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태국 파타야에서 활동하던 사기조직의 조직원 25명을 붙잡았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국제 공조를 통해 총책 A씨 등 9명을 태국 현지에서 추가로 검거해 국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 범죄단체 등의 조직 혐의,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태국에서 ‘룽거컴퍼니’라는 범죄단체를 조직한 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로맨스스캠팀, 코인사기팀, 노쇼사기팀, 기관사칭사기팀 등을 구성해 국내에 있는 피해자 878명으로부터 약 210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룽거컴퍼니’라는 이름은 A씨의 예명인 ‘자룡’에서 따왔다. 자룡의 ‘용’은 중국어 발음으로 ‘룽’인데, 경찰은 일당이 여기에 ‘형님’을 뜻하는 ‘거’를 붙여 ‘룽거’라는 이름을 만든 것으로 보고있다.

태국 파타야에서 범죄조직을 세워 국내 피해자들에게 210억원을 가로챈 일당의 워크숍 장면. [서울경찰청]
이 조직은 팀장·숙소장이 조직원들의 범행 및 생활을 관리하면서 여권을 수거하고 외출·외박을 통제했다. 단체로 워크샵을 가거나 범행 우수자에 대해 포상을 하기도 했고, A씨와 갈등이 있는 조직원에 대해서는 흉기를 이용해 폭행과 상해를 가하기도 했다.

경찰은 올해 6월 태국 경찰이 태국 파타야 내 리조트에서 피의자 20명을 검거하면서 처음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경찰청 및 태국 경찰과 공조해 태국 현지에서 증거물을 확보했고, 증거를 분석해 국내 피해 내역을 확인했다. 이후 팀장 및 본부장, 총책 A 등 7명을 순차 특정했고, 태국 경찰은 태국 현지 사무실에서 피의자 8명과 도주 중이던 총책 A씨를 검거했다.

2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브리핑룸에서 태국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혜진 기자]
태국 경찰 관계자는 “범죄 콜센터 조직은 머물고 있는 나라를 상대로는 사기를 치지 않으면서 법을 피해간다”며 “피해액이 막대했기에 태국에서는 이민법 위반으로 처리하고 한국으로 범죄자를 이송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운영하고 있거나 연계돼 있는 태국 내 다른 사무실 또는 조직이 있을 수 있어 범행에 이용된 DB 입수 경위와 범죄 수익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중피해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범죄자를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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