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몇년간 뭐 했나…반면교사 삼길”
여성 가족부에 역할 확대 주문하기도
16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제25회 국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 대한 질문을 퍼부었다. 지난달 10일 이 대통령은 “중국 제품에 보조금을 다 줘서 국내 전기버스 업체가 죽어버렸다”며 “지금이라도 보조금 정책을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배터리 품질과 성능의 안전성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아예 안 주거나 차등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며 “친환경 차가 내연기관 차보다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여러 설계를 통해 보조금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국내 전기버스 업계가 생산·판매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하면서 진땀을 뺐다. 이 대통령은 “정부에서 당연히 인식했을 텐데 몇 년 동안 조정을 안 하고 있었던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가 있으면 관련 부처들끼리 모여서 토론하고 결판을 내야 하는데 몇 년 동안 아무 말도 안 하고 살았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것을 반면교사 삼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 기강을 다잡았다.
탄소배출권 제도도 세심하게 들여다보라고 당부했다. 자칫하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탄소배출권 제도를 재설계할지, 확대 강화할지는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재설계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도 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 구조적으로 보면 여성이 차별받는 억울한 집단이 분명하다”면서도 “여성가족부에 남성이 차별받는 부분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느냐”고 물었다. 여가부에선 따로 부서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하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남성 차별을 연구하고 대책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0~30대 초반에선 공무원시험 등에서 남성이 밀리고 있는 데다가 군(軍) 복무로 인해 경쟁에서 탈락한다는 생각을 가진 남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의 기회 총량이 부족하다보니 그런 일도 격화된다”며 “남성들이 특정 영역에서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영역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어디에서도 안 하고 있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20대 남성들이 이 대통령보다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많은 표를 던졌던 만큼 이대남 달래기에 나서려는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