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매개로 한 인도와 러시아 간 3년의 밀월관계가 막을 내릴 조짐이 인다. 미국이 러시아 원유 대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에 제재를 가해 원유 수입이 중단되는 여파다. 인도는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월1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산 석유 구입을 중단하겠다고 직접 약속했다고 밝혔으나,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원유 대기업 2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인도가 사실상 추가 구입할 수 없게끔 했다./AP=뉴시스22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 최대 석유 생산 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인도 고위 정유사 임원들은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지속되기 어려워졌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러시아산 수입량이 거의 '0'(제로)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인도는 원래 러시아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 아니었고 중동에 의존해왔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의 석유 수입을 제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인도는 미국이 제재한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수입을 기피하면서도 러시아산 원유는 구매량을 급격히 늘렸다. 분석 회사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인도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은 36%가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것으로 요구하면서도 정작 러시아 기업을 제재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제재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거대 기업들의 석유 흐름을 직접 표적으로 삼았고, 인도는 '비자발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게 됐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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