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머니투데이가 부동산 플랫폼 다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1층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6·27 거래 직후인 지난 7월 63건에서 9월 116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1층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10억6000만원에서 12억6884만원으로 약 2억원 이상 뛰었다.
서울 전체적으로 1층의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특히 한강벨트와 강남권 등 인기 지역에서는 가격 급등이 두드러졌다. 용산구의 경우, 7월 1층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4억1000만원에서 9월 17억3000만원으로 뛰었고 성동구는 12억7000만원에서 16억8725만원으로 상승했다. 광진구 역시 13억6500만원에서 16억500만원으로 급등했다. 동작구 8억5250만원에서 13억2875만원으로, 강서구는 8억533만원에서 11억9400만원으로 올라 마포 지역을 제외한 한강벨트 전역에서 최대 5억원까지 평균가가 오른 셈이다.
1층은 부동산 시장에서 저평가층으로 여겨져 왔다. 통상적으로 낮은 층수는 환기, 채광, 사생활 보호, 층간소음, 역류 등 여러 측면에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같은 단지에 로열층과 비교해 집값 방어나 원하는 시기에 자산 처분이 어려워지는 등 단점이 따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 거래 가격이 짧은 기간 수억원 씩 상승하며 마치 기존 중층부 가격대에 맞먹는 수준까지 따라올라갔다는 점은 부동산 과열과 상승세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상승이 정부의 추가 규제 예고와 실수요자의 불안 심리, 그리고 매도자 우위 시장 분위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우선 조사 기간은 최근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에서 추가 규제가 예상되면서 시장 혼란이 컸다. 당시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집을 살 기회가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됐고 이에 따라 1층 아파트에도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매도자 우위의 국면도 1층 아파트의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매물이 부족하고 거래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에 외면받던 1층 아파트들도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다. 특히 입지가 좋은 1층 아파트는 '가격 경쟁력'과 '입지 확보'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윤수민 NH농협금융 부동산 연구위원은 "시장가치 측면에서 가격 우위가 아니면 팔리기 어려웠던 1층 아파트가, 규제 이후 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에 집을 사려는 의지가 1층까지 내려가며 수요가 생기고 가격이 오르게 된 것"이라며 "규제 예고와 불안한 실수요 심리, 매도자 우위 상황이 맞물리며 1층까지 가격 상승 흐름에 동승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