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 "선택과 집중으로 2027년부터 실적 턴어라운드"

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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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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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으로 R&D 포트폴리오 재편…대상포진·동물 항암제·일본뇌염 신약에 역량 집중
2027년 반려동물 면역항암제·2029년 대상포진 예방백신 출시 목표…조기 기술이전 추진
한성일 차백신연구소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선아 기자

차백신연구소가 투자 위축과 경쟁 심화로 냉각기에 접어든 글로벌 백신 산업에서 작지만 강한 백신 기업으로 거듭나겠단 포부를 밝혔다. 특히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임상개발과 기술이전을 병행하며 2027년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백신연구소는 22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전략과 글로벌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2021년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상장해 현재 매출액 및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 요건의 적용을 유예받고 있으나 유예기간 만료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단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우선 단기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 위주로 연구개발(R&D) 계획을 재정비했다. 또한 이들 파이프라인의 조기 기술이전을 추진하며 빠른 시일 내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동안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B형간염 치료·예방백신은 단독개발이 아닌 공동개발, 기술이전 등으로 개발 방향을 전환한다.

한성일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대상포진 예방백신, 일본뇌염 예방백신, 동물 면역항암제에 집중할 것"이라며 "세 가지 모두 상업화 가능성과 글로벌 확장성을 모두 갖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1건 이상의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금이 바로 턴어라운드의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의 임상 2상 IND 승인을 신청한 데 이어 2029년 출시를 목표로 임상을 공격적으로 진행해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내년 임상 2상을 기점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당 백신은 '싱그릭스' 등 기존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과 동등한 효능을 내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단 것이 특징이다.

정시영 차백신연구소 사업개발본부장(전무)은 "대상포진 예방백신은 국내 시장만 해도 상당히 큰데 전 세계적으로도 2030년까지 출시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먼저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쓰기에 가장 적합한 게 대상포진 예방백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물 면역항암제 'CVI-CT-002'는 기존에 인간 대상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이던 'CVI-CT-001'을 반려견 유선암을 적응증으로 방향을 바꾼 파이프라인이다. 임상 1·2상에 해당하는 파일럿 연구에서 매주 1회, 총 3회 종양 내 투여했을 때 반응률이 100%로 나타났다. 회사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연구를 이어가며 적응증 확장과 기술이전 추진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상기 차백신연구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차백신연구소가 매출액 요건을 적용받는 시점은 2027년"이라며 "2027년부턴 반려동물 면역항암제 등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에 어떻게 매출을 커버할 것인지에 대해선 그룹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백신연구소는 세계 최초 재조합 일본뇌염 백신을 목표로 일본뇌염 백신 'CVI-JEV-001'도 개발 중이다.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보다 개발 진전도는 낮지만 개발 성공 시 사백신과 생백신에 내재된 높은 부작용 위험성과 안전성 문제 등의 한계를 극복한 점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구조 기반 항원 디자인으로 올해 안에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화이자에서 약 25년간 근무하며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주도해 온 한 대표는 R&D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십과 공동개발, 기술이전 등 차백신연구소의 글로벌 확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지역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동남아시아, 남미, 중동 등 중저소득 국가(ALMIC) 중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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