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에 신고가를 경신했던 원전 대표주 두산에너빌리티가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미국 원전주가 금융 불안으로 재평가 받은 후 급락하면서 국내시장까지 여파가 커질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 대표 원전주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일 대비 1000원(1.25%) 하락한 7만9000원으로 이날 장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지난 20일을 제외하고 사흘째 내렸고 결국 8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21일까지 4거래일 연속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순매도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의 공급망을 통해 원전·발전 수요 확대의 직접적 수혜가 기대되는 협력사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원전 계측·제어 설비를 주력으로 하는 우진은 전일 대비 370원(2.19%) 내린 1만6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자력 관련해 SOL 미국원자력SMR(-5.04%),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4.00%), RISE 글로벌원자력(-3.29%) 등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하락했다.
국내 원전주의 부진은 간밤 미국 원전 시장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MR(소형모듈원전) 기업 오클로는 전거래일 대비 12.33% 폭락한 139.4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 대표는 올들어 556% 오른 오클로 주식 5만3353주를 849만달러에 매각했다.
미국증시 원전 대표주로 꼽히는 뉴스케일 파워는 전일 대비 13.21% 폭락한 38.37달러로 장 마감했다. 나노원자력에너지(-8.53%), 비스트라에너지(-3.97%), 콘스텔레이션에너지(-3.03%) 등 관련주도 급락했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6일 장중 8만47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52주 신저가(1만6910원) 대비 5배 이상 오른 것이다. 그간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과 가스터빈 사업 수주 소식으로 원자력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수혜를 입었다.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올해와 내년 실적만 두고 이야기하면 밸류가 고평가된 것은 사실이나 얼마를 수주하는지에 따라 10년 후(성장세)가 결정된다"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만큼은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강한 기술력을 갖고 있고, 버블이냐 아니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