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창출 기회놓쳐" 지적에도
이창용 총재 "매입 계획은 없다"
"방송인 김구라씨가 5년 전 1억원어치 금을 사서 지금 3억4000만원이 됐다는 뉴스가 있었다. 한국은행이 금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외환보유액도 훨씬 높아졌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지난 20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이창용 한은 총재에게 건넨 질의다. 왜 한은은 외환보유액으로 금을 추가로 매입하지 않느냐는 질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금값은 온스당 42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만 50% 넘게 급등했다. 중국과 튀르키예, 인도, 폴란드 등 각국 중앙은행은 실질금리 하락에 대비해 금 보유비중을 확대는 추세다.
하지만 한은의 금 보유비중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2013년 2월을 마지막으로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았다. 12년째 보유량은 104.4톤으로 변함이 없다. 세계 38위 수준이다.
일각에선 한은이 투자수익 창출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한은은 금 추가매입에 소극적이다. 금은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외환보유액 운용대상으로 유용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한은이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는 배경으론 △높은 가격 변동성 △낮은 유동성 △평판리스크 관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은은 또 금이 미국채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높아 분산투자 효과도 크지 않다고 본다. 배당이 없고 보관비용이 발생하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한은은 영국 중앙은행에 금을 보관 중이다.
유동성도 낮은 편이다.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목적이 '위기시 대외지급준비'라는 점에서 즉시 현금화하기 어려운 금은 투자대상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 2023년 기준 금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미국채의 21.4%, 미주식의 31.6% 수준에 그친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 총재는 금을 매입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최근 2~3년간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추세였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운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엔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단기적으로는 금 추가매입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