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사고 14% 늘었는데…해경 구조인력 796명, 5년째 정원 미달 '구멍'

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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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1.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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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제주항 서방파제 인근 해상에서 제주해양경찰청의 여객 항공기 불시착 사고 대응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최근 5년간 해상사고는 14% 증가했는데 해경 구조 조직은 정원 미달로 구조작업에 '구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해상사고가 1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경의 수색·구조 조직은 5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해상에서 총 1만8106건의 해상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은 1만9343척의 선박과 10만7870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5년 사이 해상사고는 3435건에서 지난해 3917건으로 14% 증가했다. 그 과정에서 구조되지 못한 인명은 349명에 달했다. 2024년에는 93명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침몰사고의 구조불능률은 40%에 달해 구조 대응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해경의 수색·구조 조직은 구조대, 중앙해양특수구조단(중특단), 항공대, 함정, 파출소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구조대를 제외한 전 조직이 5년째 정원 미달 상태다.

2025년 9월 기준으로 중특단 27명, 항공대 57명, 함정 495명, 파출소 217명 등 총 796명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해상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 대응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해경은 신규 구조 인력을 군 출신이나 체육계 인재 등 외부 인력 채용에 의존하고 있다. 자체적인 구조 전문인력 양성체계는 사실상 부재한 상태다. 각 지방 해경서 단위로 개별 훈련이 진행되고 있으나 전국 단위의 통합 이론·실기 교육체계가 없어 전문교육의 질이 균일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해경은 2023년 '해양경찰인재개발원' 신설 대상지를 선정했으나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지연으로 사업이 멈춰선 상황이다. 그 결과 구조 전문교육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어기구 의원은 "해상사고가 늘고 있음에도 구조인력은 부족하고 체계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도 부재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해경 구조조직의 인력 충원과 인재개발원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구조 역량이 떨어지면 제2, 제3의 순직 사고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해경의 구조 인력 확충과 교육 인프라 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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