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발 반도체 수요 확대로 급등한 SK하이닉스 주가가 64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HBM(고대역폭 메모리)뿐만 아니라 전통 반도체인 D램 가격도 오르면서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48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000원(2.68%) 오른 49만85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장중 50만2000원을 찍으며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뒤, 50만원 안팎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일 처음 40만원을 넘은 SK하이닉스는 8거래일 만인 이날 50만원선을 넘어섰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 17만1200원에서 약 192% 오른 것이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번 달에만 약 38.8%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5일부터 5거래일 연속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개인이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스증권 투자자 매매 동향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이 약 23만주를 순매도 중이고 기관이 약 2만2000주를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충분히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들어서면서 가격이 오르는 데다, AI가 촉발한 반도체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이날 씨티증권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64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자가 몰렸다. 씨티증권은 이날 리포트에서 "SK하이닉스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12조2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에서 AI 추론용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고, AI 에이전트가 생성하는 토큰화된 데이터가 급증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씨티은행은 내년도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64조1000억원에서 81조5000억원으로 27% 상향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2026년에는 D램 평균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37%, 낸드는 39%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AI 추론용 메모리 수요 증가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국내 증권사도 연일 SK하이닉스 주가 목표치를 올려잡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0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60만원으로 30% 상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다. 김동원·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업체의 메모리 수요 급증이 기존 HBM 중심에서 서버 D램, GDDR7, eSSD 등 메모리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공급의 경우 보수적 설비 투자의 영향으로 1~2년 내 단기적 증가가 사실상 어려워 향후 심각한 공급 부족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KB증권도 내년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64조원으로 설정하며 최대 실적 경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도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18일 40만원, 지난 10일 48만원에 열흘 여 만에 목표주가를 올린 것이다.
한편, SK하이닉스와 함께 국내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도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주가 10만원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1600원(1.64%) 오른 9만97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중 9만9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일 1700여 일 만에 9만전자를 회복한 지 8거래일만이다.
씨티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기존 13만3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역시 중국의 AI 추론 투자 가속 영향이다. 씨티증권은 "메모리 가격 상향 및 AI 추론 수요 확대로 26년 영업이익은 기준 61조5000억원에서 80조1000억원으로 30% 내외 상향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2일 종가 기준 5만3400원에서 86.7%, 지난 1일 종가기준 8만6000원에서 약 15.9%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