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대비 금리 높아 가계부채 안정대책 시급"올해 마이너스통장 활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6개월 만에 1조원 가까이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늘어났고 10월 들어서도 보름새 8825억원 급증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국내 19개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1조4000억원으로 2024년말(70조4800억원) 대비 92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발급된 체크카드가 마이너스통장에 연계된 경우는 32만7210건으로 이 역시 지난 5년 중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체크카드가 마이너스통장에 연계되는 추세는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올 6월 기준 마이너스통장에 누적된 체크카드는 281만4424건으로 지난해말(280만513건) 대비 1만3911건 늘었으며 2021년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금융권에선 이같이 마이너스통장 활용도가 올해 들어 급증한 것은 금리하락 기대감이 이어지는 데다 각종 가계대출 규제에 대비해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마이너스통장은 고객이 자기 신용도에 따라 개설한 뒤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쓰고 갚을 수 있는 신용대출로 대출규제 이전에 한도를 열어두면 이후에도 그 한도를 유지할 수 있어 유동성 확보수단으로 활용된다.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해 주식이나 코인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는 경향도 올들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을 매매하면서 신용대출에다 마이너스통장 한도까지 끌어다 쓰는 경우가 있다"며 "올해 국내·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마이너스통장 금리 이상의 기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활용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과거 마이너스통장은 생활비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 등 급전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용도가 많다"며 "실제 주식이 크게 떨어지면 저가매수를 위해 잔액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보인다"고 했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부동산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한도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먼저 개설해 두려는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6·27 대책 시행 전후에도 마이너스통장 급증세가 나타났다.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며 주택담보대출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단기 자금조달 수단인 마이너스통장 급증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이양수 의원은 "마이너스통장은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더 높아 마이너스통장 활용이 높아질수록 국민들의 대출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며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빚을 권하는 듯한 마이너스통장에 대한 점검을 실시함은 물론 대출수요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가계부채 안정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