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도 너무 많아"…외국인 몰리자 '인기 터진' 고궁, 숙제는

오진영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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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4. 오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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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날인 12일 서울 경복궁이 시민들과 외국인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 = 뉴스1

고궁(옛 궁궐)의 인기가 치솟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외국인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적절한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가유산청과 문화계 등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진 추석 연휴 기간 4대궁(경복궁·창경궁·창덕궁·덕수궁)과 종묘에는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8~12일 열린 '가을 궁중문화축전' 등 행사와 무료 개방이 겹치면서 관람객 수가 늘었다.

특히 궁중문화축전 기간 방문한 관람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4일간 열린 '봄 궁중문화축전' 기간에도 전년 대비 16% 증가한 70만여명이 방문했다. 가을 관람객을 합치면 궁중문화축전 기간에만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외국인 관람객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났다. 최근 우리 문화를 소재로 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과 스트레이키즈, BTS 등 우리 가수의 성공으로 북미·유럽 지역의 관람객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친구, 가족 등 9명이 함께 경복궁을 찾았다는 미국 국적의 에일라씨(23)는 "한국 여행을 계획하자 가족과 친구들이 오고 싶어했다"며 "'KOREA'를 제일 잘 보여주는 곳이 고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고궁을 보기 위해 한국 재방문을 계획 중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나흘간 서울을 여행한 대만 국적의 천잉씨(20)는 "드라마에서나 보던 한국의 궁궐과 한복을 볼 수 있어 신기하다"며 "이번 여행이 너무 짧아 궁궐을 다 보지 못했는데, 내년 1~2월 사이에 다시 와서 마저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적의 코바야시씨(37)는 "이 정도로 사람이 많을 줄은 몰라 비수기에 다시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지난해 4대궁과 종묘의 관람객 합계는 1311만명으로 이중 313만명이 외국인이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복궁은 1년간 203만명의 외국인 관람객이 방문했는데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고궁은 물론 궁중문화축전 등 행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 '경복궁 별빛야행'과 '창덕궁 달빛기행' 등은 예매가 조기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고궁의 인기는 우리 문화의 인식 개선과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여행사가 지난달 25~28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연휴 기간 가장 방문하고 싶은 장소로 '사찰·고궁'(32%)을 꼽았다.

고궁 입장료 현실화는 숙제다. 관람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유지보수와 안전 관리 등을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이나 프랑스, 대만, 일본 등 국가는 고궁 입장시 1만원~3만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경복궁은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입장료 인상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정책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문화계 관계자는 "고궁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관람객 숫자도 2016년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적절한 관리를 위해 재원과 인력 확보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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