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국내 1위 핀테크 기업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페이팔, 스트라이프,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핀테크와 경쟁하면서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겠다는 포부다.
25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과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중이다. 두나무가 자회사 '증권플러스 비상장' 지분을 네이버파이낸셜에 일부 매각하는 것과 별도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와 업비트는 한 식구가 된다. 네이버를 모회사로 아들회사가 네이버파이낸셜, 손자회사가 두나무로 이어지는 구조다.
빅딜이 현실화하려면 금융당국의 승인과 양사 이사회,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양사는 머니투데이의 질의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인 것은 맞다"며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사는 딜이 성사되면 주요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업비트를 각각의 법인으로 별도 운영할 방침이다. 두나무는 주식교환 이후에도 공동창업자인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이 경영을 주도할 전망이다. 현재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3배 이상으로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의 두나무 지분율은 각각 25.5%, 13.1%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 공력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은 서비스나 국가간 제약이 없어 비자, 마스터와 같은 신용카드 결제망과 은행 해외 송금망인 스위프트(SWIFT)를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업비트가 블록체인 기술 면에서 협력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결합은 AI(인공지능) 주도 성장에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1조7000억원 규모의 두나무 매출을 기반으로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네이버에서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버X' 개발을 주도한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AI 산업은 '돈의 전쟁'으로, 과감한 투자가 필수라고 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아울러 네이버페이와 업비트가 네이버의 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