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네메시오 세게라 군림… 이민 단속에 마약 단속 느슨
5년새 미국 코카인 소비 154% 증가…유통 늘자 가격↓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가 펜타닐에 대한 전쟁을 확대하면서 59세의 '멘초'(오세게라의 별명) 네메시오 오세게라가 멕시코의 마약왕으로 군림하고 있다고 짚었다.
오세게라는 수십 년에 걸쳐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을 멕시코에서 새로운 암흑 세계 질서를 형성할 만큼 강력한 국제적 범죄 조직으로 키워냈다. 최근 파벌 간 갈등으로 시날로아 카르텔이 분열하자 이를 대체하고 세계 최대 마약 밀매 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최대의 펜타닐 밀매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을 표적으로 삼은 게 오세게리에겐 새로운 기회가 됐다. 마약단속국(DEA) 임시국장을 지낸 데릭 몰츠는 "멘초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밀매범"이라며 "현재 미국에서 코카인 유통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인은 전보다 더 저렴하고 순도가 높아졌다. 약물 검사 회사인 밀레니엄 헬스(Millennium Health)에 따르면, 미국 서부 지역의 코카인 소비는 2019년 이후 1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부 지역에서도 소비가 19% 늘었다. 반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에 따르면 펜타닐 사용량은 2023년 중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그 이후로 감소 추세다.
미국은 오세게라에게 150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지만, 그는 산 속 은신처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 고위 사령부 특수부대 출신의 오세게라의 보디가드들은 전차를 관통할 수 있는 열추적식 견착식 RPG-7 로켓 발사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게라에게 트럼프 행정부는 또 다른 면에서 기회다. 미국 연방요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색출에 집중하자 정작 마약 밀매 단속이 소홀해졌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주요 펜타닐 밀수 경로에 위치한 세관국경보호청(CBP) 검문소 두 곳이 휴무 상태다. 이곳 경찰관들은 구금된 이민자들을 처리하기 위해 파견됐다.
소식통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콜롬비아는 기록적인 양의 코카인을 생산하고 있고 미국에 유입되는 약물의 양이 늘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지역사회 단체인 '드럭 체킹 로스앤젤레스'의 연구원인 모건 고드빈은 코카인 가격이 5년 전에 비해 1그램당 60달러에서 75달러로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