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주가상승 이유 아세요?" 김민수의 날카로운 추론!!> (10월16일 TV조선 쇼츠)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출연한 TV조선 유튜브 쇼츠 제목들이다. 극단적 발언을 제지하거나 반박하는 다른 방송사들과 달리 김 최고위원의 주장이 TV조선에선 그대로 전해졌다. 타 언론사 기자를 폄훼하는 표현도 그대로 담겼다.
지난 16일 김 최고위원은 TV조선 유튜브 '엄튜브'에 출연해 한국의 주가 상승 배경을 놓고 '중국의 인위적 개입'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명백하게 모든 조건이 주가가 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인위적인 개입이 있었다'라고 봐야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불법적으로 중국 자본이 들어와 한국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는 의혹 제기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음모론에 가깝다. 김 최고위원은 "한국의 금리가 높은데 희한하게 주가가 올라간다"라고 했지만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50%로 고금리가 완화된 상태다. 한국의 주가 상승을 놓고서도 △반도체 수요 증가 △국내 자본시장 정책 기대감 △글로벌 유동성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분석들이 나온다.
방송을 진행하는 엄성섭 앵커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아하', '그렇네요' 등의 추임새를 하며 호응했다.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의혹에 연루된 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서 2021년 하차한 엄 앵커는 올해 3월부터 TV조선 유튜브 '엄튜브'를 진행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 발언 막거나 반박한 YTN·JTBC·CBS
다른 방송사들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제지하거나 반박했다. 지난 10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김준우 변호사는 김 최고위원 출연 방송에서 중국인 부동산 특혜 논란, 중국인 지방선거 투표권 논란 등이 언급되자 "시청자들이 오해를 할 수 있겠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김 변호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중국인보다 미국인이 오히려 많이 투자했고 중국인의 투표권은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주민에게 주는 것으로 대선, 총선과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지난 8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도 김 최고위원의 말을 끊었다. 김 최고위원이 "계엄이 잘못된 것이라고 흑백 논리로 가두면 안 된다"며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박재홍 CBS 앵커가 "헌법재판소가 그런 권한이 없다고요?"라고 되묻고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지금은 공당의 최고위원이시다"라며 헌재 판결을 수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김 최고위원이 "계엄이라는 것이 어떤 국민들의 불안을 조성했느냐. 국회 앞에 집회 있었고 강경 진압한 사례도 없다. 방송도 다 하고 있었다"며 "옛날 계엄처럼 호도해선 안 된다. 대통령의 의중은 어떤 국민도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자 박 앵커는 "아니다. 그것은 동의할 수 없다. 더 토론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박 앵커는 당시 미디어오늘에 "같은 상황이 와도 같은 방식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확인된 사안에 대해선 더 반복할 필요가 없었다. 보통의 청취자에겐 인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주장이 반복돼 제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TV조선 기자 "말을 시켜놓고 왜 막나"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를 진행하는 류병수 TV조선 기자는 CBS의 발언 제지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 3일자 방송에서 류병수 기자는 김 최고위원에게 "CBS에서 3대1로 공격을 당하시더라고요"라며 "(김 최고위원이) 다 깨부쉈다. '무쌍을 찍었다' 이런 표현의 동영상들을 봤다"라고 띄워줬다.
류병수 기자는 "그 사람들이 대놓고 공격을 하더라"라고 주장한 뒤 "아니 얘기를 하다가 (김 최고위원의) 말을 왜 막냐고"라고 말했다. 이어 "왜 말을 시켜놓고 말을 막아. 자기들이 논리가 딸리면 말을 막아"라고 말했다. TV조선 유튜브에는 해당 방송을 놓고 <김민수 "말을 길게 한다고 지적하는데 3명이서 1분씩 물었으면 나한테 3분은 줘야지">라는 제목이 달렸다. 썸네일에는 신혜원 JTBC 기자와 박재홍 CBS 앵커의 얼굴이 담겼다.
김 최고위원은 해당 방송에서 자신의 '중국인 무비자 입국' 관련 주장에 대해 기자가 '혐중정서를 자극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비자 입국과 무비자 입국 차이를 아시나'라고 자신이 되묻자 기자가 입을 다물었다는 이야기를 풀었다. 김 최고위원은 중국인 무비자 입국에 대해 범죄 조직 침투 가능성, 대규모 전염병 확산 가능성 등을 거론해 반중 정서를 자극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