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은 14일 '디지털뉴스리포트 2025 한국'을 공식 발간했다.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이 48개국 9만8072명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가운데 한국의 뉴스·미디어 이용 특성을 분석한 내용이다.
한국 뉴스 이용자들, 너무 많은 정치 보도·편향성·논쟁 등 거부감 높아
한국 이용자들의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는 지난해와 같은 31%(48개국 중 37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기간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63%로 1년 새 13%p 증가했다.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로는 제시된 9개 항목 중 '정치 보도가 너무 많아서'(41%)를 택한 비중이 가장 높다. 뒤이어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어서'(37%), '기분이 나빠져서'(33%), '많은 양의 뉴스에 피로해져서'(27%), '논쟁을 피하고 싶어서'(19%), '갈등보도가 너무 많아서'(16%),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없어서'(15%), '내 삶과 연관이 없어서'(13%), '이해하기 어려워서'(10%)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용자들이 '정치 보도가 너무 많아서'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어서' 뉴스를 피한다는 응답률은 48개국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고 답한 비중은 50%로 태국, 인도, 케냐에 이어 4번째로 높고 48개국 평균(30%)보다 20%p 많다.
연령대별 유튜브 뉴스 이용률의 경우 48개국 평균이 전 연령대에서 30% 안팎인 반면, 한국은 50대(61%)와 60대(53%) 등 중장년층에서 두드러진다. 연령대별 이용률은 50대만 유일하게 전년보다 상승(9%p)했고, 60대는 48개국 평균(26%)보다 27%p 높다.
정치 성향별 유튜브 뉴스 이용률은 보수(63%), 중도(51%), 진보(43%) 순으로 나타났다. 보수 응답자 이용률은 3개 집단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상승(5%p)했고, 48개국 평균보다 30%p 높다.
뉴스를 보고 하는 행동(뉴스 보도 관련 참여 행동) 조사에서 한국 이용자들은 '뉴스 웹사이트의 댓글 읽기'(24%)를 택한 경우가 가장 많다. 48개국 평균은 '뉴스와 관련해 친구나 동료들과 대면 대화'(29%, 한국 20%), '소셜미디어 게시물의 댓글 읽기'(평균 29%, 한국 16%) 비중이 높은 것과 대비된다.
온라인에서 접하는 허위 정보가 우려된다는 응답률은 55%로 지난해(63%)보다 8%p 줄었다. 허위정보를 우려한다는 연령대별 응답률은 30대가 38%로 가장 낮고, 60대 이상이 73%로 가장 높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가 74%로 가장 높고 중도(58%), 진보(40%)가 뒤를 이었다.
허위정보 유포 주체로 '국내 정치권' 1순위…AI 기사 거부감, 지역뉴스 관심 낮아
'위협적인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주체'가 누군지 물었을 땐 '국내 정부·정치인·정당'을 택한 비중이 56%로 가장 많고, '온라인 인플루언서'(38%)와 '언론'(32%)이 뒤를 이었다. '국내 정부·정치인·정당'이 허위정보를 유포한다는 응답률은 48개국 평균(46%)보다 10%p 높다. 허위정보 유포 주체로 '해외 정부·정치인·정당'을 꼽은 경우가 한국은 17%에 그친 반면, 조사대상국 평균은 39%에 달했다.
지역뉴스에 대한 관심이 48개국 평균(40%)보다 크게 낮은 21%로 나타난 것도 한국 뉴스 이용자들의 특성이다. 한국 이용자들은 주로 '교통·날씨 등의 지역정보'(36%)를 얻기 위해 지역뉴스를 이용하는 반면, 조사 대상국 평균 응답자들은 '지역정치'(49%) 및 '지역 범죄 및 사건사고'(49%)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지역뉴스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리포트 2025 한국'은 언론재단 이현우·전창영 선임연구위원과 김선호 미디어연구센터장이 책임연구를 맡았고 윤경은 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국가별 현황을 번역했다. 조사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의뢰로 영국 전문조사회사 유고브(YouGov)가 주관해 지난 1월15일~2월14일 온라인 설문으로 시행됐다. 48개국의 조사표본 9만8072명 가운데 한국은 203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