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혁신부장 “치열해진 언론 환경, 단독 표기 남발 경향 있어” 시인
지난달 25일 공개된 SBS 8월 시청자위원회 회의록(8월27일 개최)에 따르면 지난 7~8월 33일간 'SBS 8뉴스'에 단독 기사가 77개가 보도됐다. 문제를 지적한 시청자위원은 SBS 내부에 단독 규정을 위한 내규가 있는지 질의했다. 홍석근 위원(전 YTN 취재 기자, 언론학 박사)은 SBS 8월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7월21일 'SBS 8뉴스' 앵커 교체가 이루어지고 내용 면에서 '단독 뉴스'가 많이 눈에 띄었다"며 "앵커 교체라는 변화를 계기로 시청자 유인을 위한 '단독 물량 공세' 전략으로 이해된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일단 SBS가 단독이라고 주장하는 뉴스가 평일에 거의 매일(하루 최대 7개) 나왔다는 게 인상적"이라며 "SBS 홀로 보도해서 단독인 게 아니라 SBS 뉴스를 본 타사 기자들이 동요하며 받아쓰고, 다수 시청자가 인정할 정도로 모든 단독이 무게감 있는 단독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단독이 많다 보니 (관심이 분산되면서) 효용성·희소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인데 단독 표기의 적절성·타당성을 담보할 만한 뭔가가 있는지, 단독이라는 말머리를 붙임에 있어 자체 판단 기준이 존재할까, 있다면 그것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일까 의문이 생겼다"며 "SBS 보도국에 단독 규정을 위한 내부 기준(내규)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홍 위원이 7월21일부터 8월22일까지 SBS '8뉴스'의 단독 뉴스를 분석한 결과 전체 33일 동안 77개의 단독이 있었다. 하루 평균 2.3개꼴로 단독 기사가 나온 것이다. 또한 7월29일에는 단독 뉴스가 7개가 보도되기도 했다. 다만 실제로 7월29일 'SBS 8뉴스'의 단독 기사를 살펴보면, 해당 시기에 김건희 특검팀과 관련한 보도가 쏟아져 나온 배경도 있다.
이재진 SBS 시청자위원회 위원장(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역시 "저도 뉴스를 보면서 단독이 늘었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단독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어떤 무게감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는 확인해 주십사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영현 SBS 뉴스혁신부 부장은 "일반적으로 단독은 타사보다 먼저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정보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뉴스 형태를 말한다. 타사가 보도하지 않은 것을 먼저 보도한다는 점에서 '특종'이라고 할 수 있고, 타사가 전하지 못한 내용을 독점적으로 기사화해 언론사의 가치, 신뢰도, 영향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SBS는 단독을 규정하는 별도의 명문 규정이나 내규는 없다"며 "통상 전략회의(편집회의)에 기사의 내용이 보고되고, △타사가 전하지 않은 내용인지 △사안의 중대성 △예상되는 사회적 파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독을 붙일지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회의 참석 부장단과 담당 기자, 데스크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국장이 최종판단 한다. 말씀처럼 치열해진 언론 환경에서 단독 표기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고, 시청자 피로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SBS 단독은 남발하는 단독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가 뚜렷한' 단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신중히 선별해 운영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