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유퀴즈' 노무현 '느낌표'… 대통령의 예능 출연

금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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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08. 오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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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 방송 출연 통해 소탈한 이미지 강조하고 소통 행보
MB 땐 ‘무한도전’ 출연 추진하다 논란되자 취소… 윤석열 ‘유퀴즈’ 출연 도마에
▲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주목 받았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눈길을 끌었지만 야당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예능·교양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친근하고 진솔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출연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냉장고를 부탁해'에 김혜경 여사와 함께 출연해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과 함께 'K푸드'를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K푸드를 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리고 수출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나왔다"며 "우리나라는 문화가 자산이다. K팝이나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진짜 핵심은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요리 주제 역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푸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식재료, 시래기'를 주문했다. 'K푸드' 산업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반응은 나뉜다. 여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K푸드' 메시지에 힘을 싣는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OTT를 통한 K-푸드 홍보라는 방송사의 추석 특집 제작 의도는 명확했고, 대통령 내외 말씀 한마디마다 K-푸드 확산과 수출과 산업화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상황에서 예능 출연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처음이 아니다. 방송 출연을 통해 소탈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소통행보에 나서는 일은 여러차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7월 MBC '느낌표'에 출연했다. 현직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당시로선 이색적인 이벤트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6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이경규가 간다'에 출연해 주목 받은 적 있지만 대통령이 되기 전 야당 총재 시절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을 즐겨 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작진과 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모임을 통해 격려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출연 논의가 본격화됐다. 앞서 2002년 '느낌표'는 '길거리 특강에서 가장 모시고 싶은 강사 1위'로 노무현 대통령이 뽑힌 것을 계기로 출연 요청을 해왔던 상황이었다.

▲ 2003년 7월 MBC '느낌표'에 출연한 노무현 전 대통령.
이날 방송에선 외국인 노동자, 청소년, 군인 등이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소통했다. '청소년들의 관심사 베스트5'를 앙케이트로 발표하며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었다. 학력 차별 문제에 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앞으로 해소돼 갈 것"이라며 "앞으로는 개성을 갖고 사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예능 출연을 시도했다가 철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어린이날을 맞아 MBC '무한도전' 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출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거셌던 시점에서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출연에 대한 반발이 컸고, 결국 출연은 무산됐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순수한 의도로 무한도전에 출연키로 했으나 의도와 다르게 논란이 확산되자 출연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후 2010년 9월 추석을 앞두고 KBS 교양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에 출연한다. 2008년 2월 당선인 신분에 이어 두 번째 출연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일상을 보여주는 내용과 스튜디오 대담이 이어지는 구성이었다. 방송에서 김윤옥 여사는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를 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서 퇴임한 직후 우연히 만나 풀빵을 만드는 법을 전수해 준 서울 인사동의 청각장애인 부부도 출연했다.

▲ 2013년 SBS '심장이 뛴다'에 출연한 박근혜 전 대통령.
▲ 2022년 4월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출연한 윤석열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12월 SBS '심장이 뛴다'에 출연했다.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소방관 체험 예능 프로그램인 '심장이 뛴다' 출연진과 소방훈련 시연을 함께 관람하고 대담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당선인 신분으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다. 방송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학창 시절, 사법고시 9수를 했던 시절, 검사 시절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주로 나왔다. 이날 방송은 대통령실이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뒷말을 낳았다. 진행자인 유재석씨가 "저희도 갑자기 당황스럽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또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다"라며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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