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속 저가 매수도 활발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와 3분기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화하면서 한동안 치솟았던 금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국내 금값은 국제 금 시세 대비 높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영향으로 더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금 현물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47% 급락한 19만749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금값 하락은 전날 차익실현 매물로 국제 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115.26달러로 직전 거래일 대비 5.5% 하락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8월 이후 일간 기준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장중에는 6.3% 내린 4082.0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13년 이후 일간 기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값은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연초 대비 60% 가까이 올랐다. 지난 20일까지도 현물 기준으로 온스당 4381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공행진하던 금값이 하락한 것은 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속정보업체 키트코 메탈의 짐 위코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주 들어 개선된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가 안전자산 귀금속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값은 김치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국제 가격보다 더 빠르게 조정을 받고 있다. KRX 금 현물 시장에서 금 가격은 지난 20일 전 거래일보다 5.41% 떨어진 뒤 21일(-0.51%)에 이어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5일 이달 최고 가격(22만7000원)과 비교하면 13% 하락했다. 국제 금값이 이달 최고치 대비 5%가량 하락 중인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크다.
이로 인해 KRX 금 현물 시세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전 거래일보다 5.73%,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은 5.32% 떨어졌다.
다만 금 가격이 조정된 것을 기회로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개인 투자자 ETF 순매수 상위 종목 4위는 ACE KRX금현물로 이 상품에 148억원이 새로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