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사건 3차례 불출석해 패소
1심 "법무법인과 함께 5000만원 배상"
유족 "상고할 것…법리적 판단 받아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3부(부장판사 박평균·고충정·지상목)는 23일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권 변호사와 A법무법인이 이씨에게 공동으로 6500만원과 지연이자금을 지급하고, A법무법인은 추가로 22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앞서 1심은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이 이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는데, 2심에서 인정된 금액이 늘었다.
이씨는 판결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싸움을 못 하고 엉뚱하게 변호사라는 사람과 싸우고 있고 변호사를 두둔한 변협을 상대로 화내고 소리 내야 하는 상황인데 각자의 자리에서 정당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사실 한 생명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은 학교, 경찰, 교육청 등과 다른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 싶어서 법정 싸움을 시작한 것인데, 학교폭력을 다뤘던 그때 법정이나 지금 말도 안 되는 잘못을 저지른 변호사를 상대로 싸움하고 있는 이 법정이나 이전에 저를 무시했던 시스템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대법원으로 갈 생각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법원으로 가야 한다. 법리적으로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5년 고(故) 박주원 양은 강남의 한 여자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지 약 2달 만에 극단 선택을 했다. 중학교 시절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것이 소문나면서 은근한 따돌림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흑서' 공동 저자로 알려진 권 변호사는 이씨가 학교폭력 가해자와 교육청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원고(유족) 측 소송대리인을 맡았으나 3회 연속 재판에 잇따라 불출석해 패소했다.
민사소송법상 대리인 등 소송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해도 변론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된다.
유족 측은 지난 2023년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권 변호사 측은 같은 해 10월 법원에 "자신의 정신적 충격을 고려해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해당 답변서 내용을 보면 권 변호사 측은 "이씨의 정신적 충격이 상당하지만, 그가 언론에 사실관계를 공표해 받은 정신적 충격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지난해 6월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공동으로 이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씨와 권 변호사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