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코프로 잔고 늘어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12조3183억원 어치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잔고도 4조9790억원으로 3월 말(1조7933억원) 보다 세 배 이상 급증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사서 되갚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여 차익을 남길 수 있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도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리는 행위로, 이후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대차잔고 증가가 향후 공매도 증가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지난 20일 대차거래 잔고는 118조276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20일(9조434억원) 90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 달 9일(100조8690억원) 1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 한 달에만 18%나 증가했다.
최근 한 달간(9월21일~10월21일) 대차거래 잔액 상위 종목은 반도체와 2차전지, 제약 업종에 집중됐다.
코스피에서는 SK하이닉스(11조6097억원), 삼성전자(9조5715억원), LG에너지솔루션(3조2812억원) 셀트리온(2조3054억원), 한미반도체(2조1772억원), HD현대중공업(1조7796억원), 포스코퓨처엠(1조4806억원), 삼성SDI(1조4092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3774억원) 등의 순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1조8456억원)과 에코프로(1조5610억원) 등 2차전지 종목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알테오젠(9661억원), HLB(6104억원), 펩트론(4714억원), 젬백스(3894억원) 삼천당제약(3565억원) 파마리서치(332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동안 코스피 랠리에서 소외됐던 2차전지주는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와 전기차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하루에만 15.15%, 3.38%나 올랐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59.84p(1.56%) 오른 3883.68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사천피(코스피 4000선)'까지는 불과 116p만을 남겨둔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고 있는 만큼 조정 가능성에 배팅하는 투자자들도 이에 상응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시장 방향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내용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