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상된 폴더블 아이폰도 미뤄질 가능성…20주년 아이폰과 겹칠까
일각에서는 애플이 이미 경쟁사들이 구현한 수준의 제품조차도 완벽한 주름 제거라는 목표 때문에 외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거듭된 지연이 오히려 시장 진입의 결정적인 타이밍을 놓치고 소비자들의 실망감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대화면 폴더블 아이패드는 당초 목표였던 2028년 출시가 불투명해지며 2029년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제품의 무게와 디스플레이 기술 문제로 지목된다.
폴더블 아이패드는 18인치 삼성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애플은 디스플레이 주름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알루미늄 섀시와 대형 화면 때문에 폴더블 아이패드 시제품의 무게는 약 1.58㎏(3.5파운드)에 달해 현행 아이패드 모델보다 훨씬 무겁다. 기존 아이패드 라인업은 대화면인 13인치 디스플레이 모델이라 해도 500~600g 수준이다.
또 폴더블 아이패드는 닫혔을 때 외부 디스플레이 없이 알루미늄 셸로 마감돼 노트북 제품인 맥(Mac)과 유사한 형태이며, 펼쳤을 때는 13인치 맥북 에어와 비슷한 크기로 활용되지만 물리적인 키보드는 없다.
가격 경쟁력도 발목을 잡는다. 대형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등 고가 부품 탓에 최종 소비자 가격이 현재 13인치 아이패드 프로(1299달러)의 최대 3배에 달하는 3900달러(약 558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이는 18인치 폴더블 태블릿인 화웨이 메이트북 폴드(3400달러)보다도 비싼 수준이다.
폴더블 아이폰 출시 지연의 핵심 원인 또한 아이패드와 같은 디스플레이 주름 문제다. 애플은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주름이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화면을 바라고 있으나, 이를 구현하기 위한 힌지 부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름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목표로 삼았으나, 현재 기술로는 이를 완벽히 구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7' 등 경쟁사 제품들이 이미 평소 사용 시 주름이 육안으로 거의 띄지 않는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애플이 완벽한 주름 제거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고집하며 출시를 거부하는 양상이라는 비판도 있다. 만약 애플이 이 디자인을 계속 추구할 경우 폴더블 아이폰이 수년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뒤따른다.
문제는 애플이 완벽을 추구하는 사이 시장 진입의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폴더블 아이폰이 내년에 출시된다면 아이폰18 시리즈의 주역이 될 수 있으나, 2027년으로 지연될 경우 아이폰 출시 20주년 기념 모델과 시장 파이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20주년 아이폰은 노치나 홀 등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폴더블폰이 자칫 애플의 플래그십 제품끼리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오랜 기다림 끝에 출시되는 폴더블 아이폰이 'iOS를 탑재한 폴드7' 수준에 그친다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큰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애플이 준비해온 두 개의 폴더블 기기(아이패드·아이폰) 모두 기술적 난제와 내부의 완벽주의 등으로 인해 연기설에 휩싸인 가운데 애플이 자사 대표 제품들을 정말 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