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 해소에 국내 금값 3일 만에 15%↓
금 ETF도 직격탄, 레버리지 상품 13%대 급락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0분 기준 순금(99.99%)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99%(1만4600원) 하락한 19만4320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국내 금 시세는 국제 금 가격보다 더 큰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최근 국제 시세 대비 과도하게 높았던 국내 금 시세에 대해 '김치 프리미엄' 경고를 낸 이후 조정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금 시세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10월 15일 고점(23만920원) 대비 15% 넘게 떨어졌다.
그간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던 금 ETF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선물 가격 하락의 2배를 추종하는 'ACE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장중 13.30%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TIGER KRX금현물(-7.07%) ▲ACE KRX금현물(-6.78%) ▲KODEX 금액비티브(-6.38%) ▲KODEX 골드선물(-6.31%) ▲TIGER 골드선물(-6.29%) 등 주요 금 ETF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금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골드선물인버스'는 5.13% 상승 중이다.
이번 금값 급락은 국제 금 시세가 고점 부근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109.1달러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5.74% 급락했다. 이날 낙폭은 2013년 이후 12년만에 가장 컸다.
같은날 대체 귀금속인 은과 백금 선물 가격도 각각 7.16%, 8.04% 동반 급락했다.
증권가는 금값 급락의 배경으로 ▲단기 차익실현 매물 출회 ▲인도의 디왈리 연휴에 따른 유동성 부족 ▲달러 강세 등을 복합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금 가격은 약 60% 가까이 급등하며 주요 자산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왔다"며 "이번 급락은 인도의 디왈리 휴장으로 주요 실수요자들이 빠진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따른 경제지표 발표 지연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도세가 출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엔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도 금값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화폐가치 하락에 대응하는 자산 방어 전략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 확대가 금값의 장기 상승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현재 금의 상승세가 다소 과열 국면에 진입했더라도, 10~12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와 금 ETF로의 자금 유입, 중앙은행의 매수세 지속 등으로 금 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금값 강세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금 선물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49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JP모건은 최대 6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22일(한국시간) 오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021달러까지 밀리며 4000달러선마저 위협했으나, 이후 저점에서 일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