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트로닉스는 그간 자체 M-FAB을 중심으로 정전기방호소자(ESD)와 센서 사업을 전개해왔으며, 이번 사업 확대를 통해 국내 화합물반도체 기술 자립과 국산화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화합물반도체는 InP(인듐인화물), GaAs, GaN, SiC(탄화규소), Ga₂O₃(산화갈륨) 등 다양한 소재로 구성되며, 광소자·전력소자·RF소자 등으로 응용된다. 센서, 광통신, 무선통신, 전력제어, 레이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고온·고전압·고주파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의 확산으로 화합물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은 화합물반도체를 전략기술 및 안보 핵심 산업으로 분류하고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 자립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포캐스트 인사이트(Global Forecast Insight)에 따르면, 글로벌 화합물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11%씩 성장해 2032년 15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는 아직 Power 및 RF 화합물반도체를 자체 팹(FAB)에서 양산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높은 기술 장벽, 제한된 시장규모, 막대한 설비투자비용, 숙련 인력 부족 등의 제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과거 500~1000억원 규모로 여러 차례 FAB 구축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 확대와 기술 투자 환경 개선으로 과거의 경제적 제약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으며, 기술력 확보가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지트로닉스는 이러한 산업 변화에 발맞춰 '기술 확보 후 생산라인 구축'이라는 단계적 사업 모델을 추진 중이다. 우선 기술 완성도와 제품 신뢰성을 확보한 뒤, 사업 규모에 맞는 생산라인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1단계로는 GaAs 기반 적외선 발광소자(IRED)를 중심으로 3~4인치급 소규모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화합물반도체 센서 사업을 본격화한다. 기존 실리콘 센서와의 시너지를 통해 센서 부문 매출을 1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후 SWIR(Short Wave Infrared) 이미지센서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국방, 모빌리티, 보안, 산업용 카메라 등 고성장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2단계로는 GaN 기반 전력·고주파 소자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는 650V급 GaN 전력소자(HFET), S-band 전력소자(HEMT), X-band 전력증폭기(PA)를 개발 중이며, 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의 3년간 기술이전 협력으로 확보한 순수 국내 기술 성과다. 이와 함께 30~40GHz 밀리미터파 대역의 GaAs 저잡음증폭기(LNA)를 설계하며, 팹리스 생산체계도 구축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M-FAB 운영 경험과 축적된 소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저한 준비를 거쳐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단계적 투자와 기술 내재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국 화합물반도체 생태계의 중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지트로닉스는 ESD 보호소자, 센서, 화합물반도체 기반 전력·RF 소자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자체 M-FAB을 통해 설계부터 공정, 측정, 신뢰성 평가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GaAs 및 GaN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 제품군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술 자립 및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