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PEC 일주일여 앞둔 경주…긴장감 속 막바지 손님맞이 준비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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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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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성공개최 기원' 등 현수막…차량 2부제·대중교통 이용 협조 문구도
정상회의장·만찬장 있는 보문단지 삼엄해진 경비…곳곳 통제 입간판


(경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로 도시가 더 예뻐졌습니다."

22일 오후, 경북 경주의 대표 거리 중 하나인 황리단길.

APEC 조형물 사진 찍는 방문객들
(경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경북 경주시에서 방문객들이 APEC 조형물을 사진 찍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베트남인 여대생 튀린 씨는 최근 달라진 경주의 모습을 이같이 전했다.

한국으로 유학 와서 경주에서 수년째 산다는 그는 "APEC 때문인지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에 더 늘어난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황리단길에는 평일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어림잡아 지나가는 관광객 중 열에 넷은 외국인이었다.

한 식당 매니저는 "아직 정상회의가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회의 개최로 경주가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회의 개막까지 열흘이 남지 않은 이날 경주 시내는 구름이 가득한 하늘에 빗방울도 흩날렸지만, APEC 환영 분위기만큼은 무르익어 보였다.

경주 황리단길
(경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2일 경주 황리단길 모습.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외교관 번호판을 단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나들목 옆에 설치된 대형 APEC 조형물 앞에 멈췄다.

차에서 내린 외국인 등 2명은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연신 찍었다.

주한 필리핀 대사관 직원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이들은 "APEC 관련 물품을 경주 숙소로 옮기기 위해 서울에서 운전해서 왔다"며 "경주는 처음 오는데 입구부터 조형물이 보이는 등 APEC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고 했다.

'정상회의 주간(10.27~11.1) 차량 자율 2부제 실시·대중교통·공영주차장 이용 협조 바랍니다'

시내에는 APEC 성공개최를 위해 주민들에게 여러 협조를 구하는 현수막과 APEC을 기념해 열리는 공연, 패션쇼 등을 알리는 현수막이 쉽게 눈에 띄었다.

보문단지 미디어아트쇼
(경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경주 보문단지에 설치된 미디어아트쇼 모습.


50대 시민 이종현 씨는 "세계 정상들이 경주를 찾는 만큼 APEC 개최는 경주발전과 알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진심으로 참가자들을 환영하고 회의의 성공개최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합니다'

경주소방서 외벽에 크게 걸린 환영 현수막이 시민들의 바람을 한 줄로 대변했다.

'비표 없는 차량 직진 금지'

시내를 벗어나 정상회의장과 만찬장을 포함해 주요 행사장이 있는 보문단지로 향하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도로 곳곳에는 차량 통제를 알리는 입간판이 보였다.

여러 대의 경찰 순찰차와 오토바이가 수시로 무리 지어 다녔으며 호텔과 리조트·행사시설 입구, 주요 사거리에는 경찰이 경비 중이었다.

교통통제 알리는 입간판
(경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경북 경주 시내에 교통통제를 알리는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보문호에는 해양경찰특공대의 고속정이 쉼 없이 오갔다.

특공대 관계자는 "현재 대원 약 50명이 상주하며 배치된 고속정 3대와 함께 24시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차 보문단지를 자주 찾는다는 한 직장인은 "확실히 경찰도 많이 보이고 군인으로 보이거나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평소의 보문단지 분위기가 아닌 경비가 삼엄해진 게 느껴진다"고 했다.

시내와 비교해 보문단지에는 관광객도 많지 않았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일반인 투숙객은 이번 주말까지만 호텔을 이용하실 수 있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정상회의 관계자들만 투숙하게 된다"며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삼엄해진 분위기 속에 행사 맞이를 위한 준비는 끝나 보였다.

정상들이 만찬을 즐길 만찬장의 관리담당자는 "모든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준비는 끝났다"고 밝혔다.

회의 참가자들이 즐길 보문호 주변 미디어아트 쇼 관계자도 "쇼 준비는 지난 1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모두 끝났으며 지금은 진행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살피고 있다"고 했다.

정상회의장인 화백 컨벤션 센터 주변은 작업자들이 마지막 경관 청소 중이었다.

또 컨벤션센터 약 200미터 앞에서는 방송사들의 생중계를 위한 대형 옥외세트장 설치가 한창이었다.

보문단지 APEC 기념 조형물
(경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에 있는 APEC 기념 조형물 모습.


이날 한 공기업의 후원을 받아 컨벤션센터에서 커피 등 음료를 무료로 나눈 이동식 카페의 대표는 "오늘 약 800인분의 음료가 제공됐다"며 "경찰 등 많은 분이 다녀갔는데 다들 점검차 현장을 오신 것 같다"며 막바지 준비가 끝난 분위기를 전했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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