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감찰기구 수장 후보, 인종차별적 메시지로 낙마 위기

박성민 기자
입력
수정 2025.10.22. 오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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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서 킹 기념일 지옥으로" 등 메시지 공개에 여당서도 반대 목소리

폴 잉글래시아 미국 특별조사국(OSC) 국장 후보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정부 공직자 감찰 기구인 특별조사국(OSC) 국장 후보로 지명한 인사가 과거 인종차별적 내용이 담긴 채팅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낙마할 위기에 처했다.

2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OSC 국장 후보로 지명된 폴 잉그래시아는 지난해 1월 공화당 관계자 등과 주고받은 채팅에서 미국 내 흑인 민권 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고(故) 마틴 루서 킹(MLK) 주니어 목사를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

잉그래시아 후보자는 "MLK 주니어는 1960년대의 조지 플로이드이다. 그의 기념일은 폐지되고 원래 속해야 할 7번째 지옥으로 던져져야 한다"고 적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어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흑인을 위한 기념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메시지에서 잉글래시아 후보자는 "가끔 나에게 나치 성향이 드러나는 건 인정한다"고 했으며, 지난 대선 공화당 경선 때 후보로 나섰던 인도계 비벡 라마스와미와 관련해 "중국인이나 인도인은 절대 믿지 말라"라고 적기도 했다.

해당 채팅에 참여한 2명을 인터뷰했다는 폴리티코는 이 중 한 명이 전체 대화 내용을 보관하고 있었고, 해당 글을 올린 이의 전화번호가 잉그래시아 후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잉그래시아 후보자의 변호사는 해당 메시지의 진위를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확실한 것은 익명에 숨은 개인들이 잉그래시아를 무조건 해치려는 비열한 개인적 의도를 실행 중이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잉글래시아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가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연방 상원에서 여당인 공화당쪽에서까지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인준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상원 공화당의 존 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는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또 상원 국토안보·정부사무위원회 소속 릭 스콧(플로리다), 론 존슨(위스콘신) 등 공화당 의원 2명 역시 잉그래시아 후보자 인준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존슨 의원의 경우 "나는 반대다. 결코 여기까지 오지 않았어야 했다.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을 전후로 연방 주요 직위 후보자 중 낙마 사례는 몇건 있다. 앞서 맷 게이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에드 마틴 주니어 워싱턴DC 연방검사장 후보자 등이 낙마한 바 있다.

OSC는 공직자들의 비위를 감찰하는 독립적인 연방정부 감시 기구 중 하나이며, 현재는 국장 없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대행을 맡고 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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