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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증인매수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알바로 우리베(73)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콜롬비아 보고타 고등법원은 21일(현지시간) 증인매수 등 혐의로 1심에서 가택연금 12년 형을 받은 우리베 전 대통령에게 "죄가 없다"고 선고했다고 현지 일간 엘티엠포와 엘에스펙타도르가 보도했다.
현지 재판부는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혐의에 유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이 범죄 실행을 위해 측근과 회동했다는 등의 검찰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려우며, 되레 1심 재판부에서 증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관련 절차가 부실하게 진행된 점이 있다"고 밝혔다.
2002∼2010년 집권해 우파 정부를 이끈 우리베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우익 민병대 창설에 직접 관여한 사실을 숨기려고 증인을 매수해 거짓 증언을 유도한 죄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았다.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등 좌익 반군에 맞선 준군사조직(paramilitar)이었던 콜롬비아 우익 민병대는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하고 마약 밀매에 관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콜롬비아에서 전직 대통령이 형사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를 두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급진적 판사들에 의한 사법 무기화"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미국 내 우파 정치 집단과 소통하며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엘에스펙타도르는 전했다.
이번 판결 전 콜롬비아 보고타 고등법원은 지난 8월에 우리베 전 대통령에 대한 가택연금 해금을 명령했다.
콜롬비아 검찰은 판결에 상고할 방침을 밝혔다고 엘티엠포는 보도했다.
우리베 전 대통령 재판은 내년 5월 31일로 예정된 콜롬비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현지에서 첨예한 관심을 받고 있다.
콜롬비아 우파 야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좌파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 측의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집권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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