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군용기가 남중국해 영공 침범…도발 중단해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호주 국방부는 중국군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마주친 자국 초계기를 향해 근거리에서 조명탄을 발사하는 등 위협 행동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반면 중국군은 호주 군용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해 경고 후 퇴거한 것이라며 호주에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군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감시·순찰 활동을 하던 호주군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향해 근거리에서 조명탄을 발사해 초계기와 그 승무원에게 위험을 초래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초계기는 손상되지 않았으며 부상자도 보고되지 않았지만, 중국군 전투기의 행동이 "안전하지 않으며 비전문적이었다"며 "호주는 중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가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군대를 움직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호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전투기가 호주군 초계기에 "두차례에 걸쳐 매우 가까이서 플레어를 발사했다"면서 "이를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이라고 하는 것은 플레어 발사의 근접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말스 장관은 캔버라 주재 중국 대사관과 베이징 주재 호주 대사관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군은 호주 군용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해 경고 후 쫓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남부전구 대변인 리젠젠 대교(대령)는 "호주 P-8A 군용기 1대가 19일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불법으로 중국 시사군도(파라셀군도의 중국식 명칭) 영공을 침입했다"며 "남부전구는 해·공 병력을 조직해 법과 규정에 따라 추적·감시하고 강력하게 대응했으며 경고·퇴거했다"고 말했다.
리 대교는 "호주 측의 행위는 중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해상과 공중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며 "우리는 호주에 권리 침해와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엄정하게 통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에도 호주와 중국 군용기가 남중국해에서 마주쳐 양국이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호주 측에서는 중국군 전투기가 남중국해 국제 수역에서 정기 순찰을 하던 호주 P-8A 해상초계기를 향해 중국 J-16 전투기가 30m 거리에서 조명탄을 발사하는 등 위협 행동을 했으며 중국 군함들이 호주 해양 통로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은 호주 군용기가 파라셀군도에 허락 없이 들어오는 등 자국 영공을 침공해 정당한 구축 조치를 했다고 맞섰다.
파라셀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는 남중국해 서쪽에 산호섬과 암초로 이뤄진 군도로 중국과 베트남, 대만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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