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갈등·캄보디아…APEC 목전 '변수' 속출에 대통령실도 촉각

고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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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5.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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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긴장 고조에 희토류 수급·한화 조선소 등 국내 경제에도 '유탄'
회의 열어 여파 점검, 시장 우려 불식…캄보디아 사태도 조기수습 총력
김용범·김정관, 러트닉 만나러 美출국…관세협상 마무리로 국익 극대화 모색


안보2차장 보고 받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임웅순 국가안보실 안보2차장으로부터 보고받는 모습을 24일 SNS에 공개했다. 2025.7.24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국내에서 치르는 최대 외교 이벤트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대통령실은 돌출 변수가 APEC 정상회의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면서, 국익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번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됐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양국 정상이 마주 앉는다면 1년 가까이 이어진 미중 무역 갈등의 해소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이 이런 관측의 배경에 깔려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경주에서 미중 간 '빅딜'이 이뤄진다면 한국 외교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을 추진하는 데에도 탄력을 얻을 수 있으리란 기대가 감지된다.

이에 더해 한미·한중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어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마무리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멀어지지 않도록 관리함으로써 '실용 외교'의 성과까지 내는 것이 정부가 그려 온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다만 동시에 '메인 이벤트'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미중 간 힘겨루기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11월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면서다.

여기에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까지 발표하면서 미중 갈등의 격화로 인해 한국 경제까지 직접적인 '유탄'을 맞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변수는 미중 갈등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인 대학생의 고문 사망 사건이 알려지면서 캄보디아의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범죄의 실상이 드러났다.

국민 생명과 안전이 걸린 일이라는 점에서 대응이 시급하지만, 캄보디아 치안·수사 당국에 주도권이 있는 데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성격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이 간단치 않다.

대통령실은 거듭 터져 나오는 변수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미중 갈등 자체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지만 아직은 양측이 물밑 소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샅바 싸움' 성격이 있다고 보고, 그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 방침과 관련해 국가안보실은 15일 경제안보 현안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 희토류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대립이 첨예한 시점에 중국에 대한 의존을 많이 하면 리스크가 커진다"며 "희토류 수입선의 다변화, 안정적 공급처 확보, 처지가 비슷한 국가들과의 협력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앞서 14일에는 중국의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와 관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 통상 채널을 가동해 소통 및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이슈 대응 현황 브리핑 참석하는 위성락 안보실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 대응 현황 관련 브리핑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 대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2025.10.15 superdoo82@yna.co.kr


캄보디아 사태와 관련해서도 자칫 국내 여론 악화가 장기화해 APEC 등에 대응할 외교적 역량이 분산되지 않도록 빠른 수습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응팀이 이날 프놈펜으로 출국, 현지 고위급과 면담을 통해 범죄 혐의로 구금된 한국인 60여명의 송환을 협의할 전망이다.

위 실장은 "이번 주말까지 송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변수 통제를 넘어 외교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한미가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의 구체적 운용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여 온 가운데 이번 회담이 양측의 거리를 좁힐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대통령실은 "우리 측의 수정안에 대해 일정 부분 미국 측의 반응이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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