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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5주기] ②세계 박물관에 새긴 '한국의 얼굴'


英·美·佛 미술관에 한국관 후원
"한국 문화는 독자적 가치가 있어"
호암상 예술부문 제정, 인재 지원
"기술은 편리를, 문화는 품격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은 단순한 예술품 컬렉터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힘쓴 후원자로 기억된다.

세계적인 기업의 경영자이자 문화 후원자로서, 한국의 미(美)와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한 덕분이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사진=삼성]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은 생전에 영국 빅토리아앤앨버트박물관(V&A),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Met), 프랑스 기메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에 ‘한국관(Korean Gallery)’이 마련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당시 세계 미술계에서 한국은 동아시아 미술의 일부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한국 문화는 독자적 가치가 있다”며 “우리의 유산이 세계 속에서 존중받을 때 진정한 문화 자주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각국의 한국관은 고미술, 불교미술, 도자 등 한국의 예술적 정체성을 알리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 선대회장은 문화유산 보존을 개인적 취미가 아닌 사회적 책무로 여겼다.

그는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에서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선대회장은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는 일을 “국가 문화 정체성의 근간을 세우는 일”로 보고, 예술 인재 육성과 문화재 환수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삼성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수집과 보존 시스템을 마련해, 한국 미술의 체계적 전승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예술을 '국가의 자산'으로 본 시선도 주목할 만 하다.

이 선대회장은 예술인을 국가의 자산으로 바라봤다. 그는 백남준, 이우환, 백건우 등 예술인의 해외 활동을 후원했고, 재능 있는 젊은 인재들에게는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했다.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시대유감(時代有感)' [사진=제주도립미술관]

예술·과학·사회 부문 인재를 격려하기 위해 ‘호암상’을 제정한 이도 이 선대회장이다.

이 상은 조성진, 봉준호, 한강 등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수상자를 배출하며 여전히 문화 발전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예술을 사랑한 기업인으로서 이 선대회장은 “기술은 인류를 편리하게 만들지만, 문화는 인간을 품격 있게 만든다”는 그가 남긴 말로도 기억된다.

삼성은 20일 경기 용인 삼성인재개발원에서 이 선대회장의 5주기 추모 음악회를 열었고, 오는 24일에는 경기 수원 이목동 선영에서 5주기 추모식을 진행한다. 기일인 오는 25일에 하루 앞서 열리는 추모식에는 가족들과 삼성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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