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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캄보디아 범죄 자금세탁 관여..4조원 가상자산 탈취도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2 21:28

수정 2025.10.22 21:30

22일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에 따르면 북한은 탈취한 가상자산을 세탁한 뒤 중국, 러시아, 홍콩, 캄보디아 등에 소재한 해외 브로커들을 통해 현금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22일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에 따르면 북한은 탈취한 가상자산을 세탁한 뒤 중국, 러시아, 홍콩, 캄보디아 등에 소재한 해외 브로커들을 통해 현금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북한이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 범죄에 이용된 가상자산들의 자금 세탁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한이 28억4천만 달러(약 4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최근 1년 9개월간 탈취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에 따르면 북한은 탈취한 가상자산을 세탁한 뒤 중국, 러시아, 홍콩, 캄보디아 등에 소재한 해외 브로커들을 통해 현금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MSMT는 이런 현금화 과정에 중국 국적자나 금융 시스템이 상당 부분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고문 등이 불거진 캄보디아의 기업형 범죄조직이 자금 세탁과 현금화 과정에 활용됐다고 MSMT는 보고했다.

MSMT는 한국·미국·일본 등 서방 11개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한 단체다.

북한 정찰총국과 관련된 북한 국적자들은 최근 미국과 영국 당국이 제재를 가한 바 있는 캄보디아 금융서비스 대기업 후이원(Huione) 그룹의 후이원 페이를 자금 세탁에 이용했고, 후이원 페이 소속 직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후이원 그룹 등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후이원 페이의 면허를 박탈했지만, 후이원 페이는 캄보디아 내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탈취한 가상자산은 28억4천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탈취 규모는 약 16억5천만 달러에 이르렀다.

또한 북한이 정권의 수익 창출 목적으로 사이버 활동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런 조직은 대부분 정찰총국, 원자력공업성, 군수공업부 등 유엔 제재 대상 단체 산하에 있다고 지적했다.

군 소속 조직으로는 정찰총국 산하의 110호 연구소, 63 연구소, 970소, 772 연락소, 조선엑스포합영회사, 414 연락소, 227 연구소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사이버 조직들은 투자자·사업가·채용담당자 등으로 위장해 아랍에미리트·일본·인도·싱가포르 등의 가상자산 거래소와 접촉, 이들이 악성 소프트웨어를 내려받도록 유도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북한은 악성 사이버 활동 과정에서 러시아 랜섬웨어 조직 등과도 협력하고 있으며, 랜섬웨어 공격으로 취득한 데이터를 제 3자에게 판매하기도 했다. 챗GPT나 딥시크 등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수법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정황도 포착됐다.


MSMT는 공동성명에서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제재 등을 통해 관련자들에게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