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 경쟁력 평가에서 세계 3위, 아시아 1위에 올랐다. 2023년 세계 12위(아시아 3위)에서 9계단 상승한 것으로, 22개국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Cytiva)는 전날(16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2025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트렌드와 국가별 경쟁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지수 '한국 3위'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Global Biopharma Resilience Index)'는 싸이티바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산하 리서치기관 롱지튜드(Longitude)와 공동으로 2년마다 발표하는 산업 보고서다. 2021년 첫 발표 이후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이 보고서는 세계 22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진 및 전문가 1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평가 항목은 △공급망 회복력 △인적 자원 △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 및 규제 △지속가능성 등 6개 분야로, 각국 산업의 경쟁력과 유연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졌다.
올해 세계 평균 산업 지수는 5.96점(10점 만점)으로, 2023년(6.08점)보다 소폭 하락했다. 공급망 회복력은 개선됐으나 인적 자원,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규제는 여전히 업계의 핵심 과제로 지적됐다.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요인으로는 디지털 기술 활용, 규제 혁신, 지속가능성 투자가 꼽혔다.
국가별 순위에서는 스위스가 1위, 영국이 2위, 한국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1위를 차지했으며, 싱가포르와 일본이 뒤를 이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인적 자원·R&D 생태계 개선 도약 핵심
한국의 순위 급상승에는 인적 자원 강화와 공급망 회복력, R&D 생태계 개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부의 'K-바이오 인재양성 프로젝트'와 학계·연구기관·산업계 간 협력 확대 등으로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인공지능(AI)·디지털 인재 확보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R&D 부문에서는 정부의 R&D 투자 확대, 디지털 기술 통합, 임상시험수탁(CRO)·위탁개발생산(CDMO) 협력 증가 등이 글로벌 임상시험 수주 능력을 높였다. 또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가 미국 보스턴 모델을 성공적으로 벤치마킹하며 R&D 인프라 경쟁력을 끌어올린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생산 확대와 원부자재 다각화, 온쇼어링 전략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면서 2023년 6.75였던 공급망 회복력 점수는 7.47점으로 올랐다. 반면 제조 민첩성은 CDMO 중심 제조 역량이 강화됐지만 다양한 모달리티에 대한 스케일업(대량 생산 체제 전환)은 여전히 숙제로 꼽혔다.
최준호 싸이티바 아태지역 총괄사장은 "한국이 2023년 세계 12위에서 2025년 3위로 도약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로 인적 자원과 R&D 생태계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에서 선도국(Front Runner)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산업 생태계 간 협력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