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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워치]FDA, 인도·한국 제약사 3곳에 경고

  • 2025.07.20(일) 08:00

대우제약, 오염·품질관리 5가지 위반
정제·안약 생산 '부산공장' 등록 취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도와 한국의 제약 공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심각한 위생 및 품질관리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인도 선파마와 글렌마크, 그리고 한국 대우제약 공장 3곳으로, 각각 무균 작업 부주의, 곰팡이 오염, 장비 멸균 미비 등 반복적이고 중대한 위반 사항으로 인해 경고장을 받았다. 

20일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FDA는 최근 발표된 별도의 보고서에서 곰팡이 문제부터 스커트 테스트 절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지적하며 인도의 두 공장과 한국의 한 공장을 단속했다. 스커트 테스트는 제약·바이오 제조 공정에서 무균 작업 시 작업복의 하단 부분인 '스커트(skirt)'에 먼지, 미생물 등 오염원이 묻었는지 검사하는 절차를 말한다.

인도 구자라트에 위치한 선파마 공장은 6월 초 진행된 실사에서 총 8건의 관찰 사항(PDF)에 대한 19페이지 분량의 지적을 받았다. 이 중 '열악한 무균 작업 태도 및 부적절한 환경 모니터링' 등 일부는 2022년 이전 FDA의 경고 서한에서도 지적된 반복적인 위반 사항이었다.

선파마는 제네릭 의약품을 제조하면서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를 제대로 마련하거나 이를 철저히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한 작업자의 가운이 쓰레기통에 닿거나, 다른 작업자가 집게 대신 장갑 낀 손으로 바이알을 집는 등 무균 작업 시 위생복 착용과 위생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들이 지적됐다. 기타 관찰 사항으로는 품질 부서의 부적절한 제품 배치 테스트, 불완전할 가능성이 있는 관리 기록, 조잡한 장비 등이 포함됐다.

FDA는 "실사 중 실런트가 손상된 것으로 보이는 안정성 챔버의 천장에서 액체가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이 액체는 짙은 검정색, 갈색, 붉은색, 회백색 등 다양한 색을 띠었고,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 미생물이 자라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구역을 통해 흘러내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런트는 패널 사이의 틈을 밀봉해 외부 오염 물질이나 습기, 먼지, 미생물 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는데 의약품 제조 환경에선 오염 방지를 위한 필수 요소다. 실런트가 손상됐다는 건 멸균 의약품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 FDA의 중대한 위반사항이다. 챔버는 의약품을 특정 온도·습도에서 보관해 품질을 테스트하는 공간으로, 해당 챔버에는 미국을 포함한 여러 시장에 공급되는 멸균 의약품이 보관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 위치한 대우제약 사업장도 올해 초 FDA의 점검을 받았으며 지난 7월 2일 경고장을 받았다. 대우제약은 안과 전문 제약회사로 부산 공장에서 정제, 캡슐, 안약 등을 생산해 미국 내 대형 유통업체 타겟(Targets)과 월그린스(Walgreens) 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부산에 위치한 대우제약의 본사 및 생산공장. /사진=대우제약 홈페이지

회사는 지난 2월 FDA 양식 483(FDA 조사관이 현장 점검 중 위반 사항을 발견했을 때 발행하는 공식 문서)에 대한 답변을 제출했으나, 해당 답변은 전반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FDA는 제조 규정의 중대한 위반 사항을 근거로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불순물로 오염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FDA는 장비의 부적절한 멸균 처리부터 부실한 환경 모니터링, 육안 검사 문제에 이르기까지 총 5가지 주요 우려 사항을 지적했다. 특히 대우제약이 시설 곳곳에서 발생한 곰팡이와 잠재적 오염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화상이나 발적 등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이 잇따랐음에도 일부 샘플에 대한 검사가 늦어진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대우제약은 원료 성분에 대해 철저한 샘플링 및 테스트 계획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성분 오염 사례로 인해 세계적으로 다양한 치명적인 중독 사고가 발생한 점을 지적했다.

이번 경고장으로 대우제약은 관련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FDA에 해당 시설의 등록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FDA는 향후에도 미국 시장용 의약품 생산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지 명확히 밝힐 것을 요청하고 제조 기준을 충족하도록 돕기 위해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글렌마크는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에 위치한 생산 시설에 대한 FDA의 검사 결과 경고 서한을 받았다. 회사는 증권 공시에서 "해당 서한이 공장 운영이나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적된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FDA의 이번 지적 사항 중 어느 것도 데이터 무결성과 관련된 것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FDA의 경고장 발부는 국내 제약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 위생과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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