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재벌’ 메가스터디가 공인중개사 사업에 결국 메스를 댔다. 교육시장에서 인지도 높은 ‘메가(Mega)’ 브랜드를 앞세워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계속되는 적자의 쓴맛을 보며 완전자본잠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30일 메가엠디에 따르면 100% 자회사인 메가랜드와 이날 흡수합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합병비율 1대 0 무증자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합병은 주주총회 및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없이 다음달 28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9월말 매듭짓는다.
메가스터디그룹이 공인중개사 수험시장 진출을 위해 2018년 8월 설립한 업체다. 모태사이자 지배회사 메가스터디㈜의 계열사(현 지분 43.15%)인 메가엠디를 통해 자본금 30억원을 전액 출자했다.
메가엠디가 현재 법학전문대학원(LEET), 변호사시험, 변리사시험, 의·치의학교육 입문검사(M·DEET) 등 전문직시험 주력의 본체 사업 외에 메가랜드의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취득 부문을 사업 분야로 가지고 있는 배경이다.
반면 지금의 메가랜드는 재무구조가 극히 부실하다. 2020년에 이미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금은 자산(3월 말 기준 30억원) 보다 부채(123억원)가 93억원 많은 상태다. 매출 성장은 더디고 줄곧 적자가 누적돼 온 탓이다.
매출이 가장 많았던 때가 2022년의 84억원이다. 이후로는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며 작년에는 51억원에 머물렀다. 한 때 ‘중년의 고시'로 불리며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공인중개사 시험의 인기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한풀 꺾인 데서 비롯됐다.
메가랜드의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2019~2023년까지 5년간 적게는 27억원, 많게는 7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에는 비용 축소를 통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1억원이 채 안된다. 이로 인해 결손금이 226억원에 달한다. 올 1~3월에도 7억원가량의 매출에 2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메가엠디의 적잖은 자금 출자에도 불구하고 메가랜드의 자본잠식 규모가 점점 불어났던 이유다. 메가엠디는 설립 출자금 외에도 이듬해 12월에는 대여금과 미수이자를 합해 총 110억원을 까줬다. 도합 140억원이다. 게다가 빌려준 자금도 96억원(3월 말)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