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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른자 색이 진해야 영양가 높다?"…달걀에 숨겨진 '반전'

  • 2025.10.05(일) 13:00

[생활의발견]달걀 둘러싼 잘못된 속설들
껍질 색·유정란 여부 등 영양 큰 차이 없어

그래픽=비즈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긴 추석 연휴, 맛있는 음식과 함께 보내고 계신가요? 명절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은 아마도 '전(煎)'일 겁니다. 소고기, 동태, 동그랑땡 등에 달걀물을 입혀 기름에 노릇하게 지지면 고소한 냄새가 집안을 가득 채우죠.

저희 집은 추석 직전에 제사도 있어서 이 시기에 전을 참 많이 부치는데요. 전을 부치려고 달걀 여러 개를 대접에 연달아 깨다보면 달갈마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달걀은 노른자의 색깔이 참 진해서 붉은빛이 돌 정도고 어떤 달걀은 연한 노란색 노른자를 갖고 있습니다. 가끔은 혈액반점(혈반)이 박힌 달걀도 있죠. 제각각 다른 특징을 가진 이런 달걀들, 어떤 달걀이 더 좋은 달걀일까요?

색깔이 중요하다?

'노른자 색이 진한 달걀이 영양가 높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노른자 색깔과 영양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노른자 색깔은 암탉이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입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설명에 따르면 달걀 노른자가 노란 이유는 '크산토필(xanthophyll)'이라는 황색 색소 때문입니다. 닭이 먹은 사료에 크산토필이 많다면 달걀의 노른자는 더 노란빛을 띄게 됩니다.

크산토필은 비타민A의 구성 성분입니다. 그러니 달걀 노른자가 더 노란색이면 크산토필이 많고 비타민A도 많은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데요. 크산토필은 사람의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지 않기 때문에 노른자의 색은 영양 측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하네요.

사진=아이클릭아트

좋은 달걀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유정란'과 '무정란'의 차이입니다. 흔히 유정란이 무정란보다 영양가가 더 높다고 여겨지는데요. 그래서 유정란이 무정란보다 더 비싸게 팔리기도 하죠. 하지만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유정란과 무정란의 영양가 차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고 하네요. 오히려 유정란은 생산비용이 높고 여름철에는 보관 중에 변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껍질의 색깔은 좋은 달걀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마트에 가면 껍질이 하얀 백색란, 껍질이 갈색인 갈색란 등 다양한 달걀을 볼 수 있는데요. 달걀 껍질 역시 영양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달걀 껍질의 색깔은 닭은 품종이나 계통에 따라 달라집니다. 갈색닭이 갈색란을, 백색닭이 백색란을 주로 낳는다고 하죠.

달걀을 깼을 때 달걀 내에 혈액반점이 있으면 신선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오히려 신선할 달걀일수록 혈반이 선명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계란 흰자에 있는 수분이 계란 노른자로 옮겨가 혈반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달걀 신선도가 떨어질수록 혈반이 희석돼 보이지 않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또 혈반은 달걀이 난관에서 형성되는 과정에서 미세혈관 등이 터져서 나타나는 것이라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하네요.

좋은 달걀은 '신선도'에 달렸다

그렇다면 좋은 달걀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좋은 달걀의 조건은 '신선도'에 있습니다. 달걀을 깨지 않고 신선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껍질을 확인하는 겁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설명을 살펴보면 표면에 이물질이 많은 계란은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표면이 깨끗하고 이물질이 적은 달걀을 고르는 게 좋다고 합니다. 껍질에 금이 가거나 깨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죠.

또 우리나라에서는 '산란일자 표시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달걀 껍질에 찍혀있는 숫자로 산란일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걀 껍데기를 자세히 보면 10자리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 중 앞 4자리가 산란일자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0909라고 적혀 있으면 9월 9일에 낳은 달걀이라는 뜻이죠.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판매중인 달걀.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달걀을 흔들어보는 것 역시 신선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달걀 안에는 공기가 드다드는 공간인 '기실'이 있는데요. 이 기실을 통해 달걀 안에 있는 수분이 바깥으로 증발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이 증발하고 기실에 공기가 차면서 달걀은 가벼워집니다. 그래서 오래된 달걀은 들었을 때 가벼운 느낌이 들고 흔들면 출렁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같은 이유로 물에 담갔을 때 달걀이 뜬다면 오래 된 달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달걀을 깬 후에는 육안으로 달걀 노른자와 흰자의 상태를 살펴보면 됩니다. 노른자가 봉긋하고 탄력이 있으면 신선한 달걀이고요. 노른자 주위의 흰자는 덜 퍼질수록 좋은 달걀이라고 합니다. 또 달걀 흰자위가 뿌옇게 보이는 것이 더 신선하다고 하는데요. 달걀이 오래되면 내부의 이산화탄소가 껍질을 통해 사라지는데요. 흰자가 뿌옇다는 건 이산화탄소가 그대로 남아있어서라고 하네요.

지난달 26~27일 양일간 열린 'NS푸드페스타 2025 인(in) 익산' 내 오드그로서 팝업스토어에서 신선한 달걀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좋은 달걀을 골랐다면 제대로 보관해야겠죠. '냉장 보관'은 필수입니다. 달걀은 저장 기간이 길수록 총 지방과 지방산 조성이 변하는데 저장 온도가 낮을수록 이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또 달걀을 보관할 때는 뚜껑으로 덮어두면 중량 손실을 덜 수 있어 좋고요. 달걀을 세울 때 뾰족한 부분이 아래로 가게 해야 한다고 하네요. 둥근 부분에 기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달걀 껍질은 씻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면 됩니다. 껍질에는 외부 미생물을 막아주는 피막이 있는데요. 껍질을 물로 씻게 되면 피막이 손상될 수 있다고 하네요.

이번 추석 연휴에 전을 부치시면서 달걀을 깰 때 오늘 알게 된 내용을 떠올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맛있는 명절 음식을 드시면서 가족들과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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