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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더본코리아…진짜는 이 다음이다

  • 2025.08.21(목) 17:01

[워치전망대]더본코리아, 2분기 매출 30% 감소
영업이익은 첫 적자전환…2분기 대규모 마케팅 영향
하반기 글로벌 소스 시장 공략 여부가 실적 관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그래픽=비즈워치

더본코리아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30% 넘게 줄었고 영업이익은 상장 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연초부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여러 논란에 휘말린 게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더본코리아는 실적 악화분은 대부분 상생 지원 정책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본사가 비용을 부담하면서 본사 실적은 악화했지만 가맹점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업계에선 백 대표를 둘러싼 이슈가 3분기 들어 잠잠해진 만큼 하반기 성적표가 향후 실적을 판가름할 표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말 한 마디에 천냥빛 생겼다

지난 2분기 더본코리아는 매출 742억원, 영업손실 2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5%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지난 1월 말을 기점으로 백 대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진 탓이다. 

상반기 전체로 봐도 실적 하락폭이 적지 않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6.4% 줄어든 1849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58억원에서 163억원 적자전환했다. 

더본코리아 상반기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642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달성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올해 매출 5000억원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봤다. 2023년 45%, 지난해 13%대 매출 성장을 이뤘으니 올해에도 10%대 성장을 기대한 건 '보수적 관점'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자사 제품인 '빽햄'의 홍보를 위한 유튜브를 올린 게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앞서 넥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백 대표가 잇단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이슈가 나타났다. 불똥이 가맹점으로 튀자 백 대표는 결국 '곳간'을 풀었다. 올해 상반기 동안 더본코리아가 '가맹점 상생 지원'으로 사용한 금액은 무려 245억원에 달한다.

가맹점을 지켜라

금액 대부분을 본사가 부담하는 상생 지원책을 내놓는 순간부터 본사의 실적 악화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올해 상반기 더본코리아의 매출 감소액은 364억원, 영업이익 감소액은 321억원이다. 가맹점 지원에 따른 매출·영업이익 하락분을 빼면 전년 수준의 방어는 해 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빽다방은 지난 6월 10~12일 3일간 17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500원에 판매했다. 한 잔이 팔릴 때마다 더본코리아가 1200원을 더 내주는 셈이다. 점주는 할인을 통해 더 팔린 만큼의 이익을 가져가지만 더본코리아 본사는 500원 아메리카노가 팔릴 때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더본코리아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더본코리아는 프로모션 지원 외에도 로열티 면제, 식자재 공급가 할인, 홍보물 지원 등의 상생안을 진행했다. 당연히 본사의 이익이 감소하는 활동이다. 반면 가맹점들은 낮은 로열티와 할인 프로모션을 통한 집객 증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불매운동으로 감소한 객수를 거의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 측 역시 현재 회사의 제 1목표를 '가맹점 살리기'에 두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당장 본사의 실적이 훼손되더라도 가맹점의 수익성을 지켜야 중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백 대표는 지난 5월 사과문을 내면서 "단 한 분의 점주님도 두고 갈 수 없다"며 "본사의 수익을 가맹점주님들과 나눈다는 마음으로 대규모 지원 플랜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소스에 걸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들어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다소 잠잠해진 만큼 이후의 실적이 향후 더본코리아의 성장을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실적이 부진하다면 '백종원 브랜드'의 훼손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실적이 개선된다면 상반기 실적 부진을 '단기 이슈'로 치부할 수 있게 된다.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해외 B2B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고추장과 된장, 양념장 등 'K소스'를 외국 기업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해외매출비중은 2.9%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6%로 소폭 늘었지만 아직 미미하다. 

소스류 수출액 규모/그래픽=비즈워치

소스 시장은 식품업계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부문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62조원이다. 5년 후엔 8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마침 글로벌 식품 시장에 K푸드 열풍이 불면서 K소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수출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소스류 수출액은 2020년 3억2191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9976만 달러로 24% 늘었다. 올해엔 4억달러돌파가 확실시된다. 

불닭볶음면으로 K푸드의 최전선에 자리잡은 삼양식품은 이미 불닭소스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향후 타바스코, 굴소스 같은 소스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 대상 등도 소스를 전략 브랜드로 지정하고 해외 시장의 'Health & Wellness' 트렌드에 맞춘 저당 고추장 등을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저당 장류 브랜드 '슈가라이트'/사진제공=CJ제일제당

더본코리아 역시 그간의 한식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를 살린 한식 소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독일 상트벤델 지역의 마크탈레 하이퍼마켓 푸드코트에서 자사의 핵심 소스를 활용한 한식 메뉴를 선보이며 첫 삽을 떴다. 된장찌개와 떡볶이 등 K푸드에 들어가는 B2B용 소스 11종도 개발했다. 

현재 프랜차이즈에 집중된 매출을 B2B 소스 유통사업으로 분산하는 데 성공한다면 올해의 성장 정체를 해소하고 다시 한 번 고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장기 불황이 이어지는 시장에서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더본코리아는 한식 소스 제조와 대량생산·품질 균일화에 노하우가 있는 만큼 K소스 시장의 성장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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