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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그 서희건설, '지주택'마저 흔들린다면…

  • 2025.08.22(금) 10:07

5년째, 그리고 올 상반기도 영업이익률 10%대
지역주택조합 사업 '최강'…새 정부선 '물음표'
사업 투명성 문제 거론에 횡령 혐의 구속도
이봉관 회장은 김건희 나토 목걸이 '자수'

지난 몇 년간 건설산업은 적자만 아니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침체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3~5%면 사업을 잘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10%대 영업이익률을 낸 건설사가 있습니다. 

바로 서희건설입니다. 공동주택 브랜드 '서희스타힐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6위인 건설사입니다. 이 회사는 1982년 운송업체인 영대운수로 설립된 이후 1994년에 건설업으로 전환해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됩니다.

토건 및 인프라 조성 사업으로 사세를 불렸으나 서희건설을 시공능력평가 16위에까지 올린 건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입니다. 서희건설은 2008년 지주택 사업 진출 후, 전국 80여개 단지에서 약 10만가구를 지주택 사업으로 공급했습니다. 수주 규모로 따지면 10조원이 넘습니다.

서희건설은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지주택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연간 약 1조원 안팎 매출을 일으켰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률 10%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5898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거뒀습니다. 영업이익률이 15.3%에 달합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원수에게 권한다는 지주택으로? 

장기간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서희건설은 지주택 사업을 통해 10%대 영업이익률을 계속 지켰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건설사들은 왜 지주택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을까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주택 사업은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서 "땅을 구매하는 것도 조합 가입비 등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조합원이 모여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불확실한 사업에 인력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사전 검토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6월30일 기준 서울에 118개의 지주택 사업지 중 착공한 사업지는 13곳에 불과합니다.

지주택 조합원 자격은 세대주와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 세대이거나 세대주, 세대원 중 1명에 한정해 주거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이면 됩니다.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주택건설 예정 가구수 50%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해야 합니다. 여기에 주택건설대지의 토지사용권원을 80%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나아가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려면 토지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이처럼 토지매입도 마치지 않고, 관공서에 승인받을 사업계획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하다 보니 분양가격도 불투명합니다. 공사비 갈등의 소지를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죠.

서희건설도 공사비와 관련한 분쟁이 잦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위 임원이 구속기소되기도 했습니다.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송하민 부사장이 경기 용인시 지주택 사업과 관련해 조합장에게 뒷돈을 주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증액분(142억원)보다 많은 공사비(385억원)을 증액했다는 겁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임원이 10억원 이상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우는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서희건설 주식의 거래를 정지했고 내달 2일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합니다. 결과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 특징 비교/자료=서울시

지주택 더 까다로워진다…서희건설의 선택은?

지주택 사업은 앞으로 절차나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25일 광주 타운홀 미팅 때 "전국에 선거 운동을 다니다 보니 광주에만 있는 얘기가 아니라 온 동네에 지주택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집잇슈]"△△건설 얘기죠?"…대통령 노려본 '지주택' 운명은?(7월14일)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9일 발간한 '지역주택조합의 현황 및 이슈와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합리적 공사비 산정 체계를 비롯해 공사비 갈등 중재, 페널티 부과 및 재발 방지 체계 구축, 최소한의 사업 관리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사업 진행 전반의 불투명성이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말입니다.

지주택 사업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발주 물량이 늘어난다면 오히려 사업 확대 기회로 여길 수 있습니다. 다만 투명성을 내세워 지주택 사업을 계속하기에는 앞서 짚은 것처럼 서희건설도 횡령 혐의 등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서희건설은 지주택 정보플랫폼 '서희고(GO)집'에서는 지주택 사업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불안감에 대해 "사업을 추진하는 일부 업무대행사 또는 조합장의 부도덕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 게 겸연쩍은 상황입니다.

지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서희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수주 산업 특성상 일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서희건설이 올해 상반기에 수주 현장으로 보고한 주택 사업지 중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아닌 곳은 화성동탄2C-27블록 아파트 건설공사와 인천영종A-37블록 9공구, 남양주 도곡1구역 재개발 등 3곳뿐입니다. 해당 사업지의 수주 잔고는 1075억원으로, 전체 수주 잔고(1조6503억원)의 6.5%에 불과합니다.

서희건설은 건축 사업 외에 토목사업도 벌이고 있으나 올해 상반기 토목 사업 매출은 32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5%에 불과합니다. 서희건설 측은 "건설공사 매출 이외에도 골프장 운영업과 임대관리업, 의약품 도소매업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사 청탁 자수한 이봉관 회장, 승계 작업?

지주택 사업을 밀어붙였던 오너 중심 경영의 어두운 면은 뇌물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최근 어떤 건설사보다도 뉴스에서 서희건설의 이름이 자주 등장했죠.

이 건설사 이봉관 회장은 최근 김건희 여사에게 맏사위 인사 청탁을 위해 6000만원대의 반 클리프 목걸이 등을 건넸다고 자수했습니다. 3녀를 둔 이 회장은 승계구도 확립을 위해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에 돌입했는데요. 그 승계 과정에서 잡음의 여지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 회장이 지난 19일 제출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과 세 딸의 서희건설 주식 지분율은 6.39%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서희건설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구조에 있습니다. 

서희건설은 주력 사업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아울러 승계 구도 확립도 인척인 맏사위의 인사 청탁 문제로 복잡해졌습니다. 이봉관 회장은 경영과 소유 모든 면에서 난관에 부닥친 셈입니다. 서희건설은 과연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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